조건검색 - 검색을 원하시는 항목을 체크하신후 검색하시면 보다 정확한 정보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구분
전체
  • 년도
전체
  • 지역
전체
  • 기관
전체

원로 인터뷰

인천사회복지 역사박물관 > 자료 > 원로 인터뷰

인천사회복지를 빛낸 인물 인터뷰
고난과 역경을 극복하고 기적의 역사를 이루어낸, 위대한 사회복지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한효순 前 인천기독교사회복지관장

시 쓰는 사회복지사

한효순 인천기독교사회복지관장

 

다른 사람을 위한 행복한 삶

시를 좋아했던 문학소녀는 교육대학을 졸업하고 잠시 교편을 잡았다. 서른이 가까워왔을 때 문득 공부를 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무슨 공부를 할까 생각하다가 사회복지와 인연을 맺는다. 한효순 관장이 사회복지를 시작하게 된 계기다.

 

그 당시에 제 삶을 60평생이라 보면 인생의 절반인 30년을 나를 위해 살아왔으니 남은 절반은 다른 사람을 위해 살아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연스럽게 사회복지 공부를 시작했고, 행복하게도 평생을 복지 분야에서 일하게 됐죠.”

 

사회복지를 선택하고 어려운 이들을 도우며 어울려 살아온 데에는 신앙의 힘도 컸다. 사회복지 1세대라 할 수 있는 한효순 관장이 졸업할 당시만 해도 복지 분야의 취업문이 너무 좁았다. 복지가 필요한 사람들은 많았지만 복지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크게 부족했고, 복지관도 드물었다.

19806, 태화복지재단의 인천기독교사회관(현 인천기독교종합사회복지관)’에 입사하게 되었고 사회복지사로서 전문적인 영역을 열어갔다.

 

입사해서 복지관 총무를 10여년 맡아왔어요. 기관의 살림부터 프로그램 진행까지 복지관의 온갖 일을 하는 거였지요. 정말 정신없었어요. 주간과 야간은 물론이고 주말과 주일 프로그램까지 끊임없이 이어졌죠. 눈 뜨면 일이었고, 제 개인 생활은 생각할 여유가 없었지만 그때는 당연한 일로 여겼어요.”

 

늘 앞서간 사회복지 프로그램

인천기독교종합사회복지관은 해방 직후인 19494월 여성계몽과 어린이 보호사업을 시작으로 설립된 인천시 최초 사회복지관이다. 미국 감리교 선교사 헬렌 보이스가 초대관장을 맡았고, 여선교사들의 사택을 개방 하면서 도움이 필요한 지역주민을 위한 다양한 사회복지사업을 진행했다.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우리 사회에는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한 두 곳이 아니었다. 당시는 구호사업이 복지관의 주된 사업이었고 이와 함께 여성계몽을 위한 프로그램과 아동보호사업 그리고 학생들에게 영어도 가르치고 장학금도 지원했으며 청소년들의 클럽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1971정박아교실을 개설하면서 정신지체 장애우들을 대상으로 11 교육을 시행했고, 그 후로 아동, 청소년장애인들을 보호·훈련하는 특수반(현 태화인천장애인주간보호센터의 전신)을 운영하였고 80년대 후반에는 직업훈련까지 펼쳤으며, 이는 지금의 장애인 직업재활시설 예진원시초가 됐다. 특수반은 2002년부터 장애인주간보호센터로 시설인가를 받아 보호·훈련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사회복지관은 특정한 사람뿐만 아니라 지역주민 전체를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합니다. 태화복지재단의 인천기독교종합사회복지관은 각종 사회복지 프로그램을 최초로 시행해온 자부심이 큰 복지관입니다.”

 

미래를 대비하는 사회복지 필요

19928대 관장으로 취임한 이후 한효순 관장은 꾸준히 새로운 사회복지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지금의 사회복지 서비스로 정착시킨 장본인이다. 복지 대상자들에게 도움이 될 프로그램이라고 판단되면 과감히 개발하고 실행했다. 당장의 지역주민의 욕구를 해소하려는 노력 뿐 아니라 사회문제를 예측해서 계획을 하고 그 사업들을 추진해 왔다.

장애인 개별지도, 장애인 직업훈련, 시간제 탁아, 1982년에는 보육원에서 퇴소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자립지원시설 옥합생활관운영 등 전임관장들이 한 사업은 획기적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하였다. 전임관장들의 선도적인 운영을 본받아 끊임없이 지역에 필요한 새로운 사업을 시도하면서 후원회는 물론 타 복지관에서는 시도하지 않은 자원개발실 구성으로 지역사회연계사업도 활발하게 진행해왔다.

 

“1990년대 후반부터 복지관의 이전을 계획해 오다가 2002년 인천에서 유일하게 사회복지관이 없던 서구(심곡동)에 복지관을 건립하여 2003년부터 서구 지역주민들에게 다양한 사회복지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어요. 건축하는 과정도 어려웠고 무엇보다도 제한된 인력으로 동구 창영동에서 사업을 계속하면서 서구지역주민들의 욕구조사를 실시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사업을 계획하는 과정을 병행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었지요. 공사장에 컨테이너 박스를 놓고 일하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그렇게 힘든 과정을 거쳤기에 이전하자마자 사회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다양한 사업을 할 수 있었죠. 복지관 이전이 규모만 커진 것이 아니라 획기적인 변화와 발전을 가져오는 계기가 되었지요"

 

사회복지사는 패션디자이너보다 더 앞서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회변화를 예측해서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치료보다는 예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가 관장으로 있는 동안 직원 모두가 이런 기준과 가치를 공유했죠. 새로운 프로그램이 비록 성과는 부족해도 최선을 다했으면 충분하다는 생각으로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죠. 특히나 우리가 새로 개발한 복지 프로그램이 다른 기관에서도 보편적으로 운영이 되면 과감히 정리하고 다시 새로운 걸 개발해서 시도 해 보곤 했어요. 그러다보니 힘도 더 들고 일이 많았는데, 저와 함께 일했던 직원들이 잘 따라와 주어서 할 수 있었습니다. 항상 새로운 시도는 두렵고 어려운 일인데 기관의 사명에 따라 선도적으로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해온 직원들에게 지금도 고맙고 미안한 생각이 많아요.”

 

단위 프로그램마다 꼼꼼하게 보고서를 책자로 발간을 해 오다가 2009년에는 복지관 부설 태화인천 사회복지실천연구센터를 설립해 책임연구원을 두고 교수님을 자문위원으로 모셔 보다 체계적인 연구를 하기 시작하였으며 그동안 시행해온 사례관리사업을 ‘5년간의 스토리라는 책으로 묶어 출판했다. 성공사례와 실패사례 모두를 담은 이 책은 사회복지 전문가들과 기관들의 높은 관심 속에 완판을 기록했다. 그동안의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사례관리분야 전문교육과정을 개설해 사회복지학과 학생뿐 아니라 실무자들에게 이론과 실무를 함께 전파하기도 하였다. 이어 2011년에는 <사례관리사업 실천서>출판, 관련 기관과 복지 분야 종사자들은 물론 전공학생들에게 지침서처럼 활용되고 있다.

 

자율성이야말로 사회복지의 힘

사회복지분야의 사업들은 종사자들의 애정과 전문성이 중요한데, 정해진 틀보다는 자율성과 창의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관장은 기관에서 함께 일하는 직원들이 적재적소에서 개인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하는 거죠. 저는 자율성의 힘을 믿어요. 실제로 많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자율성의 힘입니다.”

 

한효순 관장이 복지관을 운영해온 철학은 바로 자율성이다. 고정된 틀을 깨고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게 지원하고, 믿음으로 기다려주면 반드시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사회복지사들이 사회복지 과정을 진지하게 사고해주길 당부한다.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관련분야에서 일하면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만으로 행복하고 복 받은 일이며 자부심을 가질만하다고 말한다.

이와 함께 복지 분야 발전을 위한 몇 가지를 당부했다. 우선 사회복지사들을 전문가로 인정하는 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꼽았다. 사회복지사들도 내 것, 내 기관중심에서 벗어나 마음을 열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공공재원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지나치게 성과위주의 평가가 복지의 자율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존의 방식을 답습하기보다는 시대를 앞서가는 새로운 복지서비스를 개발해야 미래의 사회복지를 대비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30년 이상 사회복지 분야에서 한길만 달려온 한효순 관장은 퇴임 후 서산과 인천을 오가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편으로 틈틈이 글을 쓰며 한편으로 취미로 사진을 찍는다. 시는 소녀시절부터 줄곧 마음에 담아왔는데, 나이가 들면서 다시 글을 쓰기 시작하였고 최근에는 미술활동에 매진하며 지내고 있다. 유화를 시작한 지 벌써 4년이 되어간다. 내년 4월에는 서울 인사동에서 글과 그림을 접목한 개인전을 계획 중이다.

한효순 관장은 개인전을 준비하면서 미술시간이라면 도망가고 싶을 정도로 싫어했었는데

그 한을 풀어보려고 시작한 그림이 조금씩 재미있어진다고 하면서 후배들과 청소년들에게 전혀 불가능하다고 생각되는 일도 누구든지 노력하면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달라.”는 겸손한 당부의 말을 전했다.

 

한효순 관장이 걸어온 길 : 1947226일 인천광역시 동구 금곡동 출생. 인일여자고등학교 / 인천교육대학교 졸업 / 숭실대학교 사회사업학과 졸업 / 서울신학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 졸업 / 1980년 태화복지재단 인천기독교사회복지관에서 근무를 시작하여 1992년 관장으로 임용, 2011년까지 31년간 근무하면서 인천 지역의 사회복지증진을 위해 공헌하였음. 특히 인천광역시사회복지사협회장, 사회복지 위원회 위원, 사회복지협의회 감사, 인천의제 21 사회복지분과 위원장, 서구 지역사회복지협의체 공동대표 등을 역임하면서 사회복지 분야에 지속적으로 공헌하였음. 이에 1999, 2003년 보건복지부 장관상 수상, 2009년 제2회 한맥사회복지사대상 지역복지분야 수상.

 

인터뷰: 고동희(부평구문화재단 본부장)

   기    획: 이종아(인천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사회복지연구원)